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3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6∼2018년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이 전 회장에게 주주현황, 비영리법인 현황, 감사 보고서 등 지정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이 전 회장은 지정 자료 제출 시 태광산업, 대한화섬 2개사에 대한 본인 소유 주식을 친족, 전·현직 임·직원 등 차명 주주가 소유한 것처럼 제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전 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차명주식까지 포함할 경우 약 39%에 달하지만 허위자료 제출로 자료상 지분율은 약 26%에 불과한 것으로 기재됐다. 이에 태광그룹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996년 자신의 부친이자 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임용 회장으로부터 차명주식을 상속받았다. 지난 1997년과 2017년에는 일부 실명으로 전환했지만 2019년 기준으로 15만1338주의 차명주식이 남아있는 게 발견됐다.

공정위는 이 전 회장이 상속 당시부터 해당 차명주식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며 실질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봤다.

또 공정위는 이 전 회장이 지난 2004년부터 지정 자료 제출 의무를 부담하며 제출 자료에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직접 기명날인한 점, 태광산업 등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주식소유현황 신고 의무도 부담한 바 있던 점 등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인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차명주식 소유·관리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사실상 동일한 법 위반행위가 장기간 지속되고 태광산업은 법 위반기간동안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서 제외되는 등 법 위반의 중대성도 상당하다고 결론 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대기업집단의 지정자료 허위제출에 대해 고발지침을 적용한 첫 고발”이라며 “기업집단의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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