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현재 개발 중인 항체약물을 투약 받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한 트럼프 대통령이 렘데시비르를 투약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지난 5월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품(FDA)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렘데시비르는 주로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되며, 국내에서도 중증환자에게 투약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증상은 중증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콘리 주치의는 “대통령은 어떤 산소공급도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전문가들과 상의해 렘데시비르 치료를 시작하기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회분(도즈) 접종을 마치고 편안히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콘리 주치의는 전날 배포한 자료에서 미국 생명공학업체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약물 8그램(g)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여했다고 전했다.
리제네론도 콘리 주치의 요청에 의해 1회 복용량을 백악관에 공급했다고 확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처방받은 약은 ‘Regn-COV2’로 명명된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ies) 약물이다.
리제네론은 코로나19 초기 질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약물을 개발 중이며, 현재 3상 임상시험까지 진행했다. 앞서 리제네론은 에볼라 치료용 항체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대통령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와 코로나에서 회복한 환자의 항체를 혼합하는 ‘칵테일’ 요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두 종류의 항체를 동시에 투입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면서 중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항체는 인체에 침입한 바이러스와 세균 등의 항원을 비활성화하는 단백질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Spike, 돌기)에 달라붙어 건강한 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방된 항체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콘리 주치의는 “예방적 조처”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항체 약물 투약법이 다른 전염병에 의해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백악관이 주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콘리 주치의는 실험용 항체 약물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아연, 비타민D, 아스피린, 파모티딘과 멜라토닌을 복용했다고 소개했다.
아직 이들 약물의 치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아연과 비타민D는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이 되고, 멜라토닌은 신체 리듬 조절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모티딘은 위궤양 치료제지만, 코로나19 치료약물 중 하나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스피린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매일 복용하는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