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 여건 개선·일자리 창출 위해 생활SOC 구축 병행
농촌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농촌 소멸'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LH가 귀농·귀촌 활성화를 돕는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 궁극적으로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국가 균형발전까지 이룬다는 목표다. LH는 이를 위해 정주 여건 개선과 일자리 창출까지 아우르는 귀농·귀촌 특화 공공주택을 활용해 귀농·귀촌 인구의 새 삶을 지원할 방침이다.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 따르면, LH는 최근 전남 보성군 운곡리와 경북 상주시 공검면 양정리에서 '귀농귀촌 공공주택사업'을 본격 착수했다.
귀농귀촌형 공공주택사업은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농촌 지역 쇠퇴에 대응하고, 귀농귀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 등 인식 변화에 맞춰 지역 맞춤형 공공주택 건설을 통해 인구유입 및 농촌경제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한 사업이다.
LH가 분석한 '도시계획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우리나라 전체 인구 5184만9861명 중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도시인구는 4724만850명이고, 농촌인구는 460만9011명이다. 이 중 농촌인구는 2016년 485만513명에서 2017년 479만3029명으로 줄었고, 2018년에 다시 467만8547명으로 줄어 최근 몇 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 최근에는 농촌으로 향하는 인구가 줄고 있는 데다, 농촌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농촌소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지난 6월 발표한 작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귀농 가구는 1만1422가구로 전년보다 539가구(4.5%)가 감소했다. 지난 2017년 1만2630가구던 귀농 가구는 2018년 1만1961가구로 감소한 데 이어 작년에도 그 수가 줄었다.
또, 작년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쌀 산업 구조 변화' 중 농촌환경변화 통계 따르면 2018년 농촌인구의 65세 이상 고령화율은 44.7%로 1965년 3.2%에 비해 41.5%p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LH는 농촌 소멸을 막고 귀농귀촌을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귀농·귀촌인에 특화한 공공주택을 기획했다. LH는 5대 국정 목표 중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과 100대 국정과제 중 '전 지역이 고르게 잘 사는 골고루 잘 사는 국가균형발전 전략 수립'에 따른 균형발전사업의 일환으로 귀농귀촌 공공주택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농촌 지역의 청년층 유출과 고령 인구의 비율 증가, 이로 인한 농촌소멸을 막는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공공주택 공급뿐 아니라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구축을 통해 농촌 정주 여건 개선과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보성운곡 귀농귀촌 공공주택사업 같은 경우, 보성군과 협업해 주택 인근 지자체 부지를 경작지로 조성해 입주민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영농소득 창출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성군 운곡리와 상주시 양정리 귀농귀촌형 공공주택사업지는 모두 내달 착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이 완공되면 공공주택은 국민임대 형태로 공급될 예정이다. 세대 수는 보성운곡 18세대와 상주공검 20세대가 계획됐다.
보성군과 상주시의 경우 최근 몇 년 지속해서 농촌인구가 감소했다. 보성군은 2015년 2만440명에서 작년 1만8544명까지 농촌인구가 매년 꾸준하게 줄었고, 상주시 농촌인구도 2015년 4만874명에서 작년 3만9338명으로 줄었다.
보성군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보성군 12개 읍·면 중에서도 해당 사업지의 경우 인구가 가장 적은 편에 속하고 고령화로 활동인구도 줄어든 상태"라며 "이전에 귀농귀촌을 위한 지원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주택을 제공한 사례는 없었는데, 이번 LH 사업으로 국민임대주택을 기준으로 작은 평수의 건물 제공을 통해 귀농 및 지역 정착을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상주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청년들의 주거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지역 정착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집을 소량이나마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만큼 주거와 관련해 힘들 수 있는 부분들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