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이사회에서 대표로 선임 예정…경영투명성 제고
신라젠은 주상은 부사장 체제의 시작을 알린 가운데, 주식 거래재개 등 경영 정상화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신라젠과 투자자들은 이번 신규 경영진 선임으로 물의를 빚은 전 경영진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해소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경영투명성 평가에 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일 신라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 7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상은 부사장을 단독 사내이사(등기임원)로 선임했다. 임기는 임시주총일로부터 3년간이다.
주 부사장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약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 부사장은 GSK 사업개발과 전략 마케팅 이사와 레오파마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후 2019년 신라젠에 합류했다. 주 부사장은 업계에서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신라젠은 향후 이사회를 개최해 주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한단 계획이다.
신라젠은 주 부사장과 함께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한 이권희 전무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 했으나, 지난달 24일 이를 철회했다. 이 전무는 경영지배인 지위도 해제됐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거래소 대응에 있어 단독 대표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6일 개최한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서 신라젠의 상장적격성 여부를 심의했지만, 추가 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속개를 결정했다. 실제 이날 기심위에선 상장폐지와 개선기간 부여, 거래재개 등 위원들 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신라젠은 주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경영 전반과 연구 활동을 총괄하도록 해 경영투명성 제고에 나선 것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경영투명성 부분에서 거래소가 요구하는 조건에 다 맞도록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진행했다”며 “주 부사장은 최우선으로 거래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라젠은 이와 함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신라젠은 현재 유전자 재조합 백시아나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물질 ‘펙사벡’을 활용해 신장암과 대장암, 흑색종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신장암은 세미플리맙(Cemiplimab, 리브타요)과 펙사벡의 병용요법으로 미국·한국·호주·뉴질랜드 등에서 임상 1상을 리제네론제약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장암은 더발루맙(Durvalumab)·트레멜리무맙(Tremelimumab)과 펙사벡의 병용요법을 미국에서 NCI와 공동으로 임상 1·2상을 연구하고 있다.
흑색종은 펙사벡-PD-L1(암세포의 표면이나 조혈세포에 있는 단백질) 저해제와의 병용요법을 중국에서 임상 1·2상 중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현재 파이프라인 개발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라젠 주주들은 거래정지로 경제적 고통이 심각하다며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릴레이 시위, 호소문 전달 등의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다.
신라젠 소액주주 연대인 신라젠비상대책위원회는 소액주주 98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거래정지로 재산권이 묶인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 77%는 거래정지로 인해 우울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