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나 해결하자'…항공업계, 담판 짓는다
'직접 만나 해결하자'…항공업계, 담판 짓는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8.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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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권익위 중재로 서울시와 만나 송현동 부지 입장 교환
아시아나 M&A, HDC현산-금호산업 협상 테이블서 재실사 논의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사진=신아일보 DB)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여파를 타개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인수·합병(M&A)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과는 대면 협상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두고 서울시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출석하고,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과 대면 협상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 항공사의 회생 여부는 대면 협상 결과와 직결한다.

대한항공은 오는 20일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서울시를 만난다. 권익위는 당일 서울시, 대한항공 관계자와 출석 회의를 개최해 양측의 입장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권익위의 출석 회의는 대한항공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12일과 8월12일 대한항공이 권익위에 “서울시의 문화공원 추진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행정절차 중단 권고를 내려달라는 고충 민원을 제기하고, 의견서를 제출했다.

권익위는 우선, 민원 처리 시한인 60일을 9월12일까지로 한 달 연장하고, 양측의 입장을 좁혀 절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와 대한항공의 입장 차이가 출석 회의를 통해 좁혀질 수 있을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대한항공은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해당 부지 공원화 추진에 계획이 틀어졌다.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 방침에 따라 지난 6월11일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권익위에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서울시가 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킬 경우, 강제 수용절차를 통해 송현동 부지를 취득하겠다는 의사를 확정 짓는 것”이라며 “사실상 대한항공의 연내 부지 매각 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했다.

서울시는 이달 말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송현동 부지의 공원 지정화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M&A를 두고 협상에 나서는 금호산업과 HDC현산은 아직 구체적인 협상 일정을 잡지 못했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7일 HDC현산에 “거래종결을 위한 대면협상 자리로 나오기 바란다”며 협의를 제안했다. 이에 HDC현산은 지난 9일 금호산업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면 협상 추진이 이뤄졌다.

현재 양사는 협상 장소와 시간, 배석자 범위, 논의 방식과 내용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대화 주제를 사전에 조율하자는 방침이지만, HDC현산은 최고경영자(CEO) 간 직접 협상을 강조하고 있다.

협상 자리에는 권순호 HDC현산 사장과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이 마주 앉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협상의 쟁점은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 현재 경영상황이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달라졌다면서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했다. 이에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무리한 요구라고 맞섰지만, 재실사 기간을 줄일 경우 재실사를 응할 가능성도 있다.

HDC현산은 금호산업의 협상 요청에 응하면서도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 입장임을 거듭 밝히며, 금호산업의 입장변화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이번 대면 협의에서는 거래 종결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