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릴리 하락세…한국콜마 상승에 6~10위 혼전
국내 토종 제약사들은 국내 발기부전 치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약을 보유했음에도 영업력과 약가 경쟁력에 밀리는 모양새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오리지널 발기부전 치료제를 보유한 화이자와 릴리는 한미약품과 종근당·동아에스티 등 토종 제약사의 기세에 눌려 맥을 못 추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의 2020년 상반기 원외처방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토종 제약사 천하다.
특히, 한미약품의 독주가 매섭다. 한미약품은 ‘팔팔’과 ‘구구’, ‘구구 탐스’ 등 현재 보유하고 있는 총 3개의 발기부전 치료제 제품 모두를 ‘톱(Top)10’ 명단에 포함시켰다.
‘팔팔’은 올 상반기 223억2300만원(전년 동기 대비 9.91% 증가)의 처방액을 올리며, 국내 발기부전 치료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구구’와 ‘구구 탐스’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20.61%와 17.73% 늘어난 80억1000만원과 23억31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두 제품은 각각 2위와 10위를 차지하며, ‘팔팔’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3위는 종근당의 ‘센돔’이 꿰찼다. ‘센돔’의 2020년 상반기 처방액은 전년 동기보다 11.17% 많은 70억7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동아에스티의 ‘자이데나’는 올해 상반기 44억6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1% 처방액이 줄었지만 5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런 가운데, 한국콜마의 ‘카마라필’의 처방액이 급증하며 6~10위의 순위가 혼전 양상을 띠었다. ‘카마라필’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47.3% 증가한 39억4200만원의 처방액을 2020년 상반기에 내며,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외에 톱10에 이름을 올린 토종 제약사 제품은 SK케미칼의 ‘엠빅스에스’와 대웅제약의 ‘타오르’다. ‘엠빅스에스’와 ‘타오르’는 올 상반기 각각 30억8400만원과 24억2900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는데, 두 제품 모두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해 8.05%와 7.92% 줄었다.
반면, 화이자의 ‘비아그라’와 릴리의 ‘시알리스’는 오리지널 약이란 이점이 무색하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2020년 상반기 처방액은 2019년 상반기보다 각각 13.81%와 3.75% 감소한 57억9000만원과 36억9200만원이었다.
‘시알리스’는 2018년 상반기 45억9000만원, 2019년 상반기 38억3600만원, 2020년 상반기 26억9200만원 등 매년 처방액이 줄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1~2년 내 ‘시알리스’가 톱10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종 제약사들이 저렴한 약가는 물론, 지속적인 연구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해 제품력을 높이는 등 공격적인 영업·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