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국내 최대 규모 온·오프라인 쇼핑데이터 통합’이란 타이틀로 올해 4월28일 ‘롯데온(ON)’을 선보였다.
롯데는 모든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빠르게 구입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고, 전국 1만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해 온·오프라인 간 경계 없는 쇼핑환경을 구현한 게 롯데온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롯데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 정복’이 롯데온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롯데온을 롯데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막상 직접 사용해 본 롯데온은 아쉬움이 많았다. 롯데가 2018년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며 본격적인 준비를 해왔다고 하기엔, 약 2년 만에 내놓은 결과물이 다소 미흡했다.
우선 롯데가 강조한 3900만명의 쇼핑데이터 통합은 되레 애플리케이션의 구동속도를 낮췄다는 기분을 들게 했다. 롯데온에 담아야하는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 안정화되기 전까지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이해가 됐지만, 아쉬웠다. 그 중에서도 백화점과 마트, 롭스 등 각 계열사 몰(mall) 간 이동이 느렸다.
마치 해외여행 시 현지의 네트워크 속도가 3세대(G) 이동통신 만큼 떨어져 속이 터졌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다시 LTE(롱텀에볼루션) 이상으로 속도가 빨라져 속이 뻥 뚫렸던 경험이 떠올랐다.
롯데온은 최근까지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검색기능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초반 2주간은 소비자들이 입력한 검색어와는 무관한 상품이 목록에 뜨거나 아예 검색 자체가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같은 오류는 현재 상당 부분 개선됐다.
롯데온은 또 기존의 멤버십 등급이 사라지고 장바구니에 담아놨던 상품목록이 사라진 문제로 뭇매를 맞았다. 장기간 롯데닷컴 등을 이용하던 충성소비자들의 불만도 컸을 것으로 사료된다.
롯데는 “기존 쇼핑몰들이 통합되면서 불가피하게 멤버십 등급과 장바구니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해명했다. 롯데온은 앞으로 충성고객을 대상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롯데온은 한 달째 롯데프레시와 롯데면세점 등 일부 계열사와의 연동이 돼 있지 않다. 이들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이용하려면 추가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앞으로 롯데가 어떤 식으로 롯데온을 운영하고, 그간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해 명성을 되찾을지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