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0대 여성이 ‘56년 전 중상해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은 잘못된 판결이었다’며 성폭행에 따른 정당방위를 인정해달라고 재심을 청구했다.
해당 여성은 56년 전 한 남성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던 중 남성의 신체 일부에 상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형을 2년간 유예 받았다. 이처럼 여성 피해자들은 극한 상황에서 자기방어를 했다는 이유로 도리어 가해자로 몰려온 것이 사실이다.
여성 피해자들은 세대가 바뀌고 시대가 변했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더욱 분노를 느끼고 있다.
이들은 “사법기관과 사법 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 후세까지도 이와 같은 부당한 현실이 이어진다는 걸 알아야한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남성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우리 법은 우발적인 일로 치부하기 일쑤다. 다만 그 대상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겨질 경우 계획적·의도적인 범죄로 취급 받는다.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열악한 여성으로서는 힘으로 남성을 제압하기란 쉽지 않음에도 말이다.
가정 폭력을 당하던 한 장애인 여성은 살인자가 됐다. 술에 취해 잠든 남편이 깨어나면 어김없이 죽을 정도로 매질을 해왔는데 이제는 죽을 것 같아 단지 살기 위해 필사적인 힘으로 제압한다는 것이 살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법원은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방어하기 힘든 상태(수면 상태)에서 남성을 사망에 이르도록 했다는 이유에서다.
“56년 전 성폭행에 따른 상해는 정당방위였음을 인정해 달라”는 여성 노인의 사연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성폭행을 당하는 순간, 여성은 남성을 힘으로 제압하기 어렵다. 여성은 죽거나, 다치거나, 성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해있을 뿐이다. 그러나 법은 그 긴박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신체를 손상시킨 여성에게 ‘중상해죄’를 적용했다.
흰머리 성성한 할머니는 주장한다.
“지금은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시대다. 잘못은 남자들이 했는데 왜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가”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