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위니아 브랜드 중심 시너지 기대…글로벌 정조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자동차 소재·부품업에서 출발한 대유위니아그룹은 2018년 기준 매출 4조3000억원, 임직원 8000명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한 우물만 파기보단 2010년 금융, 레저에 이어 2015년 가전사업까지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결과다.
그룹은 자동차 소재·부품과 위니아딤채, 위니아대우 등 가전사업을 양 날개로 삼아 2025년까지 국내 50대 그룹에 진입한다는 포부다.
◇국내외 27 내외 계열사 둬…공격적 행보
대유위니아그룹은 박영우 회장을 정점으로 국내외 약 27개 내외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대유에이텍, 대유플러스 등 자동차 부품소재기업과 가전 제조사인 위니아딤채, 위니아대우 등이 대표적인 주력계열사로, 지난해 기준 이들 4개 계열사의 매출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룹의 태동은 박 회장이 20여년 전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박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순차로 설립한 대유에셋, 대유에이텍, 동강홀딩스 등을 통해 자동차 소재분야 업체의 지분확보를 추진했다.
대유에셋은 2001년 삼원기업의 인수와 함께 대유에스텍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스티어링 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3년도엔 대유에이텍과 함께 직물 가공업체 중앙디지텍의 경영권을 확보하며 차시트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중앙디지텍은 수차례 상호변경과 사업영역 조정을 통해 현재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대유에이텍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 말엔 알루미늄휠 생산업체 성용하이메탈을 인수, 대유엠택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유엠택은 대유에스텍을 흡수합병했고, 사명을 엠앤에스, 대유신소재에 이어 대유플러스로 변경했다. 이후 정보통신사업이 추가됐고, 스티어링휠 사업부문을 분리해 대유에이피를 만들었다.
대유에이텍은 2003년 기준 매출 36억원에서 작년 연결기준 1조2894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고, 현재 기아 등 국내 주요 완성차에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며 국내 대표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 대유플러스는 작년 연결기준 매출 5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5.2% 증가한 실적으로, 스티어링 휠과 알루미늄 휠 부문의 이익개선 덕분이다.
박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2010년 동강레저를 설립한데 이어, 스마트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금융 분야까지 손을 뻗었다. 그 중 1972년 설립된 스마트저축은행은 광주·호남권 최대 저축은행으로, 2018년 기준 매출 755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올릴 정도로 알짜 기업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박 회장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처분했다는 이유로 유죄 확정을 판결했고, 스마트저축은행의 대주주로 부적격 통보를 내렸다. 현행법상 최근 금융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경우 저축은행 대주주의 자격이 제한된다. 대유플러스와 대유에이텍 등은 스마트저축은행의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 지난달 완료했다.
◇위니아딤채, 대우 등 가전분야 신성장 동력 역할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은 2015년부터 보폭을 넓힌 가전 분야다. 박 회장은 2015년 김치냉장고 딤채로 잘 알려진 위니아만도(현재 위니아딤채)에 이어, 2018년 초 국내 3위 가전업체 동부대우전자(위니아대우)까지 인수했다. 인수 당시 국내외 프리미엄 시장은 삼성·LG전자, 저가 시장은 중국업체들이 장악한 상황에서 실적을 낼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뒤늦게 그룹에 합류한 가전사들은 최근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위니아딤채는 지난해 매출 7451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했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대표상품인 김치냉장고 딤채의 판매 증가와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 확대, 에어가전과 생활가전의 품목 다변화가 실적향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위니아대우도 지난해 매출 1조2740억원, 당기순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2018년 89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위니아딤채 측은 ‘흑자전환’의 배경으로 위니아대우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한몫 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효율화를 위해 양사가 각각 보유한 R&D(연구개발) 조직을 하나로 합치고, 위니아대우의 해외법인 합병으로 고정비를 낮추는 등 다양한 노력이 흑자전환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창립 20주년 ‘놀라운 도전’…지분 정리가 관건
대유위니아그룹은 2025년까지 국내 50대 그룹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룹은 작년 광주에 위치한 대유에이텍 복지관에서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놀라운 도전으로 창조하는 미래’라는 새로운 비전과 함께 이 같은 목표를 발표·공유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부터 새롭게 탄생하는 대유위니아그룹은 자동차 제조부문과 가전 부문이 양 날개가 돼 고객을 향한 힘찬 비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대유위니아그룹을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글로벌 그룹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다시 힘차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그룹은 사명을 대유그룹에서 대유위니아그룹으로, 주요 관계사인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는 각각 위니아딤채, 위니아대우로 변경했다. 또 대유위니아서비스와 대우전자서비스도 대유위니아서비스로 합병하고, 위니아SLS로 통합했다.
사명의 대표 브랜드인 위니아 사용으로 관계사 브랜드를 통합하고, 각 사의 시너지로 글로벌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룹은 사명변경과 함께 양사의 핵심기술과 유통망 등을 공유해 매출을 증대시키고, 제품 라인업과 생산설비 등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복되는 자원의 효율성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다만 M&A를 통한 성장과 확장을 거듭하면서 복잡해진 지배구조는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박영우 회장을 정점으로 복잡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실제 지배 중인 동강홀딩스(47.75%)와 함께 대유홀딩스의 지분 약 88%를 보유 중이다. 또 박 회장 등은 대유에이텍 지분 14.56%를 비롯해 대유홀딩스 39.45%, 대유플러스 17.84% 등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계열사끼리 다수의 순환출자고리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우선 대유홀딩스는 동강홀딩스 지분 8.39%를 보유 중이다.
또 대유홀딩스는 대유에이텍 지분 32.16%를 보유 중이며, 대유에이텍은 동강홀딩스 지분 8.16%를 들고 있다. 대유에이텍은 대유플러스 지분 11.4%도 보유 중인데, 대유플러스는 대유에이텍을 비롯해 대유홀딩스, 동강홀딩스, 딤채홀딩스의 지분도 각각 4.17%, 6.32%, 8.15%, 10.87% 갖고 있다.
딤채홀딩스는 위니아딤채(47.41%)의 모회사이며, 위니아딤채는 대유에이피(8.15%)와 대유플러스(1.18%)의 지분을 들고 있다. 대유에이텍은 딤채홀딩스(89.13%)와 위니아홀딩스(88.98%)를 지배 중이다.
물론 순환출자금지제도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한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기준은 자산 10조원 이상이다. 50대 기업이라 하더라도 총자산이 10조원 미만이라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그룹 자산이 10조원을 넘긴다 해도, 신규 순환출자고리만 금지된다.
그러나 최근 재계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투명경영을 이유로 정부의 규제가 시작되기 전 형성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 2018년 오너의 지분 매입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보유한 순환출자고리는 282개에서 2018년 41개, 작년 13개 수준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