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정도·정부 대응 등 변수 많아 예측 어려워
국내 주식 시장이 코로나19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추세적으로 상승세에 있던 코스피 지수는 첫 국내 확진자가 나온 후 한 차례 출렁였고,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자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주가를 끌어 내리는 요소는 맞지만, 감염 확산 정도와 정부 대응 효과 등 변수가 많아 앞으로 시장을 예측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달 20일 코스피 지수는 종가 2262.64를 기록했다.
이날부터 코스피 지수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3일 종가 2118.88까지 떨어졌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확진자가 나오기 전 코스피는 지난해 8월 초부터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2018년 10월 초순 이후 최고치까지 지수를 끌어올리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슈와 함께 상승세가 꺾였고, 이달에 들어서는 중순까지 확진자 발생이 잠잠해지면서 지수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9일부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코스피 지수는 연일 내리막을 내달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국내 전파가 심각한 수준에 이름에 따라 한동안 주식 시장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자체 분석을 통해 이번 주 코스피 주간 예상 지수로 2140~2200선을 전망한다며, 상승 요인으로 미국 경기 회복 가시화가 있지만, 하락 요인으로 코로나 사태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또,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급속히 전개되는 지역사회 전파로 증시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 대응에 따라 증시도 안정에 들어설 수 있지만,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주식 시장이 언제 다시 회복할 수 있느냐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과거에도 감염병에 따라 국내 증시가 흔들렸던 사례가 있지만, 당시 데이터로는 감염병 사태 후 반등 시기를 예상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출범 이후 유일하게 한국이 지역사회 감염을 겪은 사례는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시기로, 증시가 안정된 이후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증시는 재차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다만 당시에는 하루 단위로 감염 데이터가 발표되지는 않았다"며 "신종 인플루엔자 사례는 감염 시기 주가 조정 폭은 예상하게 해주지만, 반등의 조건을 알려주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이달 말 투자·소비 활성화 등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1차 경기대책 패키지를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