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수색' 엄홍길 "진전 없어 아프고 안타까워"
'네팔 수색' 엄홍길 "진전 없어 아프고 안타까워"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1.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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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22일(현지시간) 네팔 안나푸르나 한국인 눈사태 실종 현장에서 수색을 마친 뒤 포카라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22일(현지시간) 네팔 안나푸르나 한국인 눈사태 실종 현장에서 수색을 마친 뒤 포카라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팔 안나푸르나 실종자 수색에 나선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진전 없는 수색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엄 대장은 22일(현지시간) "수색에 진전이 없어 가슴이 매우 아프다"며 "너무너무 안타깝고 속이 타지만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엄 대장은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KT와 함께 드론을 수색에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자발적으로 현지에 도착했다.

엄 대장은 지난 20일 구조센터에서 드론 등 수색 장비를 포카라로 가져와 수색 장비를 점검했다.

이어 21일과 22일 연속으로 KT 드론수색팀 등과 함께 금속탐지 장비를 동원해 매몰추정지점 수색에 나섰다.

엄 대장은 "오늘은 드론 외에 실종자의 몸에 금속이 있으면 그 신호를 잡는 기계까지 동원하고 구조견도 투입하는 등 해볼 것은 다 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속탐지 장비의 성능이 생각했던 것만큼 뛰어나지 않은 것 같다. 수시로 마구 삑삑 소리를 내고 작동도 원활하지 않은 편이었다"고 우려했다.

또 "눈만 쏟아진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높은 암벽 지대에 쌓였던 엄청난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떨어지고 조각나면서 수많은 파편 조각들이 함께 쌓였다"며 "성인 허리에서 가슴 정도 깊이의 구멍을 파는데 40분이 넘게 걸렸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쌓인 얼음 파편과 눈이 영하의 날씨로 얼어붙어 삽으로 파는데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엄 대장과 구조팀은 기존 추정 지점 4곳 외에 금속탐지 장비 감지 지점 2곳, 드론 열 감지 지점 1곳 등 3곳이 추가로 확보했다.

매몰자가 있을 곳으로 추정되는 곳곳을 평균 2m 깊이 정도로 눈을 팠지만 실종자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게다가 사고 현장 위쪽에서는 계속해서 눈사태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엄 대장은 “언제 얼마나 큰 눈사태가 쏟아질지 모른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색한다는 게 심적으로 부담되고 육체적으로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눈사태는 산과 계곡 사이로 이어지는 좁은 길에서 발생했다.

사고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에서 하산하던 중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 포함)과 함께 실종됐다.

엄 대장은 사고 지점의 하단 부분의 너비는 70m, 도로에서 계곡 아래까지 길이는 150m 정도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엄 대장은 "이번 눈사태로 인해 초입 부분은 3∼5m, 하단은 7∼10m가량 깊이의 눈과 얼음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6m짜리 탐침봉이 다 들어가는 것을 보면 실종자는 평균 10m 깊이 아래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눈과 얼음은) 봄이 와도 녹기 어려울 듯하다. 여름철 우기에 비를 맞아야 녹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