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품 수입액 16.0% 감소…맥주·과자·초콜릿 등 '반토막'
'노노재팬' 참여 소비자 절반 "수출규제 해결될 때까지 불매 지속"
일본 아베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간 경제갈등이 6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일본산 식품 수입은 급감한 반면 한국식품의 대(對)일본 수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노재팬(No No Japan)’ 등 소비자들의 일본 불매운동 영향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이 같은 분위기는 수출규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관련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식품수출정보(aT Kati)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식품(수산 포함)의 대일본 수출액은 19억8415만달러(약 2조311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다. 지난 7월 초 아베정부가 우리나라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등 한국식품 수출에도 불똥이 튀는 건 아닌지 우려됐으나 실제로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
일본 수출비중이 큰 주요 품목 중 김은 1억2363만달러(1440억원)로 9.7% 늘었고, 라면도 3018만달러(352억원)로 6.4%의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수출의 95% 이상이 일본에 유통되는 토마토 역시 8.9% 증가한 1296만달러(151억원)를 기록했다. 파프리카의 경우 작황호조로 수출량은 10.8% 늘어났지만, 수출단가 하락으로 금액은 2.4% 감소한 8293만달러(966억원)로 집계됐다.
반면에 일본산 식품 수입액은 올 11월까지 6억1158만달러(712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감소했다. 특히 아베정부의 수출규제가 본격화되고, 노노재팬 등 우리 소비자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의 일본식품 수입액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급감했다.
실제 당월기준으로 7월 6462만달러(753억원·4.1%↓), 8월 4782만달러(557억원·32.7%↓), 9월 3883만달러(452억원·28.3%↓), 10월 4023만달러(469억원·45.6%↓), 11월 4463만달러(520억원·33.1%↓) 등 5개월간 평균 29%가량의 감소세를 보일 정도로 저조했다.
맥주·사케(청주)와 같은 주류와 소스류, 과자류 등 국내 소비저변이 넓었던 상품군 위주로 타격이 컸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사실상 ‘퇴출’ 조치를 받은 아사히·기린 등 맥주의 경우 11월까지 수입액은 5830만달러(680억원)로 40%가량 줄었다. 그나마 일본맥주 수입액의 90% 이상은 수출규제 직전인 올 상반기에서 나온 것이다. 사케 역시 11월까지 27.3% 줄어든 1303만달러(152억원)를 기록했다.
쯔유간장·미소된장을 비롯한 일본산 소스류는 11.4% 감소한 4821만달러(562억원), 과자류는 30.4% 줄어든 3620만달러(422억원)에 그쳤다. 초콜릿(414만달러·48억원)과 라면류(148만달러·17억원)도 각각 45.9%, 36.1% 급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출규제 이전만 해도 일본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층을 위한 별도의 매대를 마련했고, 맥주는 수입맥주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지만 현재는 반일정서에 따른 소비감소로 일본식품 발주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본식품 수입 감소는 한·일 간의 수출규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가 최근 발표한 ‘2019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불매운동으로 일본제품 구매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1070명)의 84%는 일본식품 구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의류(59%), 여행(34%), 화장품(33%) 등 다른 상품군보다 압도적인 수치다. 특히 일본 불매운동을 언제까지 참여하겠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9%는 “수출규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라고 답했고, 27%는 “수출규제 문제 해결과 상관없이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불매운동 지속기간으로는 ‘1~3년’이 34.4%로 가장 많았고, ‘3년 이상’을 답한 비율도 25.9%일 정도로 장기화될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