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해진 소주 페트병…카스·테라·칠성사이다 변신 예고
투명해진 소주 페트병…카스·테라·칠성사이다 변신 예고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11.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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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재활용법 개정안 내달 시행…참이슬·처음처럼 투명 페트병 출고
맥주·와인 등 관련 환경부 연구용역 중…12월 말경 결과 발표 예정
칠성사이다·트레비 보유한 롯데칠성음료 "안전·품질 연구 막바지"
소주 페트병의 색이 오는 12월25일 시행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 따라 기존 초록색에서 무색(투명)으로 변경됐다.(사진=김소희 기자)
소주 페트병의 색이 오는 12월25일 시행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 따라 기존 초록색에서 무색(투명)으로 변경됐다.(사진=김소희 기자)

소주 페트병이 상징적이던 초록색을 버리고 투명해졌다. ‘자원재활용법’ 개정으로 유색 페트병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까닭이다.

다만 맥주 등 일부 제품군은 변질 등 식품안전 문제에 대한 대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전면 교체(변경)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26일 환경부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12월25일 시행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은 ‘재활용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포장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 대상 제품군은 소주와 맥주, 탄산음료, 탄산수 등에 흔히 사용되는 유색 페트병이다.

이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한국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등은 소주와 일부 음료의 페트병을 무색으로 변경했거나 변경 중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지난달부터 각각 ‘참이슬’과 ‘처음처럼’ 페트병을 기존 초록색에서 무색으로 교체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참이슬 페트병을 초록색에서 무색으로 바꾸고 있다. 재고 수준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이제 유통 일선에서도 투명한 페트병에 담긴 참이슬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10월 중부터 용량별로 순차적으로 처음처럼 페트병을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장에서는 다 무색 페트병으로 출고되고 있으며 유통 과정에서의 재고만 일부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카콜라’와 ‘트로피카나 스파클링’, ‘밀키스’ 등의 페트병도 이미 무색 페트병으로 교체됐다.

이런 가운데, 주류업체들은 맥주 페트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맥주는 효모를 이용해 발효한 주류로 열이나 빛이 가해지면 빨리 상한다. 때문에 업계는 유통기한이나 변질 등 식품안전 문제를 이유로, 그 동안 열과 빛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갈색 페트병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업체들은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갈색 페트병을 대체할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 상태다.

업체들은 법 위반 시 개선명령을 받게 되고 이후 1년 내 개선하지 않으면 판매중단 또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을 지경에 놓인 것이다. 물론 2020년 9월24일까지 9개월간의 계도기간은 남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들은 “현재까진 맥주 페트병을 무색으로 바꿨을 때 품질, 안전성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대안이 없다. 무작정 바꾸면 되레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며 “환경부가 연구를 통해 방법을 모색 중이니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환경부는 현재 맥주 페트병 교체에 따른 식품안전 문제에 대해 연구 중이다. 연구 결과는 오는 12월 말경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주요 제품인 ‘칠성사이다’와 ‘트레비’, 마운틴듀‘ 등의 페트병 교체를 위한 연구를 기업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난해 유색 페트병 교체 이슈가 나온 이후부터 꾸준히 테스트해 왔다”며 “메인 제품인 칠성사이다와 관련해 직사광선을 차단하면서도 청량감을 유지하는 등 기존 제품과의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막바지 단계다. 트레비와 마운틴듀 등 모두 계도기간까진 충분히 교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