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의혹 연루 집중 추궁… 혐의 부인할 듯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소환됐다. 장관직을 내려놓은 지 한 달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14일 오전 9시35분부터 조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조 전 장관의 소환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따라서 조 전 장관이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변호인 입회하에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검찰에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조 전 장관은 정 교수의 △사모펀드 △자녀 허위 인턴 및 부정입학 △증거인멸 등 핵심 혐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정 교수가 2차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사실을 알았는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월 정 교수가 코스닥 상장사 WFM 주식 12만주를 6억원에 차명으로 매입한 당일 조 전 장관 계좌에서 5000만원이 이체된 단서를 잡았다.
검찰은 조 전 장관 계좌에서 수천만원이 정 교수 계좌로 빠져나간 만큼 정황상 조 전 장관이 이러한 주식거래 내용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추측대로 만약 이체된 돈이 주식투자에 쓰인다는 사실을 조 전 장관이 인지했다면 공직자윤리법상 직접투자 금지 규정에 저촉되고 재산 허위신고 혐의도 받을 수 있다.
뇌물 혐의 성립 가능성도 있다. WFM 측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던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정 교수에게 주식을 싸게 팔아 이득을 보게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딸(28)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을 둘러싼 의혹도 뇌물 혐의로 번질 수 있다. 조 전 장관 딸은 2016년부터 6학기 동안 2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 받았다.
검찰은 지도교수로 장학금을 준 노환중 현 부산의료원장이 지난 6월 부산의료원장에 선임되는 과정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이 미쳤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 전 장관이 딸과 아들(23)이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딸은 2009년, 아들은 2013년 각각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다는 증명서를 받아 입시에 냈는데, 당시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정 교수의 증거인멸 과정에 관여하거나 방조한 의혹도 자세히 살필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경록(37)씨는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당시 조 전 장관에게서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외에 동생 조모(52·구속)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위장소송 혐의와 관련해서도 조 전 장관이 조사 받을 수도 있다.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 측 채용과정에도 일부 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나, 출제 의뢰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며 채용 비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은 전반적인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지난 11일 개인 페이스북에 "아내가 기소됐다"면서 "참담한 심정이지만 진실이 밝혀지고 저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