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의 하루짜리 경고성 파업이었던 1차 파업이 마무리됐다. 국민은행 노조는 8일 오후 2시께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1차 총파업을 종료했다. 은행 영업시간 종료를 4시간 앞두고 정오께부터 호남·영남 등 이동거리가 먼 지방조합원부터 해산했고, 서울·경기지역 조합원도 박홍배 노조위원장의 마무리 발언을 기점으로 귀가했다.
국민은행은 8일 노동조합의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전국 1058개 전 영업점 문을 열었다. 일부 지점에서 업무에 차질을 빚을 것을 예상해 대부분의 업무처리가 가능한 ‘거점점포’를 411개 지정해 운영했다.
고객 피해도 많았다. 일부 창구는 ‘부재중’이란 푯말이 붙어있고 대기가 너무 길어 짜증을 내는 고객도 많았다. 일부지점에서는 업무를 볼 수 없어 고객이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택시를 타고 다른 지점을 찾아나서는 풍경도 연출됐다.
금융당국도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전산시스템의 정상가동과 고객피해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 했다.
하지만 국민은행 1차 총파업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평균연봉 9100만원을 받는 국민은행 노조의 파업이 국민들에게 ‘배부른 투정’으로 들린다. 가장 안정적인 직군으로 평가되는 은행원들의 파업이 ‘생존’을 위협받는 경제현실에서는 ‘그들만의 이전투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파업만은 안 된다면서 허인 행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집단사직서를 제출한 국민은행은 파업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노조는 예정된 수순을 밟듯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2차, 3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둔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사흘간 2차 파업이, 다음달 26일부터 28일까지 3차 파업이 예정돼있다. 이후에도 4차, 5차까지 일정이 잡혀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노조는 이번 파업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주요쟁점으로 떠오른 성과급지급, 임금피크제 시행, 페이밴드제도 유지 등 모두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전체적 여론이다.
정부도 입장이 애매해졌다. 카드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서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려고 했던 노력이 ‘은행의 돈 잔치’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파업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온라인 거래비중은 86%에 달했다. 은행권에서 올해 최대 화두는 디지털 강화이고 비대면 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은행원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노조가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국민의 시선이다. 설득력 없는 싸움은 적을 만들고 자신이 쏜 화살은 반드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