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지역의 유‧무선 통신장애를 유발한 서울 서대문구 KT 빌딩 화재가 발생 10시간여 만에 완전히 꺼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에 208명과 장비 60대를 투입해 불이 난 지 10시간 만인 오후 9시26분께 불이 완전히 꺼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할 소방서 역량을 총투입하는 대응 1단계도 해제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특수구조대가 투입돼 인명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화재 발생 지점에 상주 인원이 없었던 덕분으로 보이다.

화재는 24일 오전 11시12분께 KT 아현국사 건물 통신구에서 발생했으며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케이블 부설을 위해 설치한 지하도다.

해당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8000 회선, 광케이블 220조(전선 세트)가 설치돼 있었으며, 건물 밖 통신구 위쪽으로는 지상과 이어지는 맨홀이 있다.

소방당국은 지상의 맨홀보다 2m 아래에 불길이 있어 맨홀에 물을 쏘는 한편 맨홀로 장애물을 투입해 불길이 통신구를 따라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했다.

건물 근처에서는 통신구 내 고무 재질로 제작된 광케이블이 불에 타면서 한때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소방 관계자는 “인력이 진입했으나 내부의 열기가 심하고 통신구 길이가 길어 상황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건물 지하 통신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불이 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날 화재로 아현국사 회선을 이용하는 서울 서대문구와 중구·용산구·마포구 일대는 물론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도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통신 장애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 모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와 포스(POS, 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에도 문제가 생겨 인근 상가에서도 불편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설비 복구 전 임시 우회망을 설치해 통신을 가복구하는 데 1~2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완전 복구에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통해 “화재가 진압된 이후 즉시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통신 서비스 복구에 임할 것”이라며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통신망 우회복구, 이동기지국 신속배치, 인력 비상근무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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