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그 결과물은 미미하다.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원인을 놓고 여·야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태도는 결국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며 지지율 하락을 불러오고 있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경제팀에 직접 경고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반기 채용 시즌을 앞두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춰 적극적으로 채용 확대를 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과는 달리 외국계 기업들은 애써 채용을 외면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 중에는 국내에서 수 조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러 가지 제도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외국계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면서도 일자리 창출 등 국내 경제에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개선해야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외국계 대기업은 모두 51곳이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은 9.4%, 영업이익은 15.8% 증가했지만 고용은 고작 1.9% 늘리는 데 그쳤다. 오히려 인력을 감축한 곳도 16개 사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 공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등록된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서 해마다 2조~3조원씩 벌어들이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 고용한 인력은 300~500명 선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 앱 장터의 거래액은 4조8810억원으로, 미국과 일본에 이은 세계 3위의 규모다. 앱 판매 수수료가 30%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은 1조464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유튜브 광고 등의 매출이 최소 3000억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서비스 매출 등을 더하면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글코리아 국민연금 가입 임직원 수는 294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매출도 약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고용은 481명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의 AWS도 7000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임직원 수는 234명 정도에 불과하고 2000억원이 넘는 연간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페이스북코리아도 80여 명을 고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일본계 기업 소니코리아도 지난해 1조28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국내 직원 수는 210명이다.
이들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에서의 행보와는 달리 정부의 입김이 센 국가에서는 고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인도 등에서 고용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영국의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구글영국은 연 매출 1조8600억원으로 구글코리아와 비슷한 규모지만 현지 직원은 3280명으로 한국의 11배 정도다.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