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톡톡] 칠성사이다, 淸전략… 국민과 通했다
[장수브랜드 톡톡] 칠성사이다, 淸전략… 국민과 通했다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4.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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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5월 첫 출시…올해로 68살
코카콜라 대항 토종브랜드로 ‘우뚝’
칠성사이다 제품 패키지 변천사.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칠성사이다 제품 패키지 변천사.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사이다파 콜라파.'

식당에서 음료수를 주문할 때 흔히 하는 고민이다. 얼핏 듣기에 조직폭력 단체의 이름 같기도 하다. 톡톡 튀는 맛이 특징인 탄산음료는 묵은 체증을 해소시키는 느낌에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린다.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탄산음료는 코카콜라, 펩시, 스프라이트 등 브랜드가 다양하다.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로는 칠성사이다가 있다. 

칠성사이다가 첫 출시된 것은 6.25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950년 5월로, 올해 68살을 맞았다. 

제품명의 칠성(七星)은 어떤 의미일까. 이 이름은 처음에 사이다 공장을 차린 7명의 동업자들의 성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서 칠성(七姓)이라고 했다가 이후 회사의 영원한 번영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별을 뜻하는 '칠성(七星)'으로 바꿨다. 이후 한미식품공업(1967), 칠성한미음료주식회사(1973) 현재의 롯데칠성음료까지 이르렀다.

사실 칠성사이다 이외에도 1945년 해방 직후 서울사이다, 삼성사이다, 스타사이다 등 국내 기업이 생산한 제품들이 경쟁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칠성사이다는 많은 제품들 속에서도 '꺠끗하고 청정함'을 앞세워 제품 아이덴티티를 강화시키는 등 입지를 다져왔다. 

실제 자료를 보아도 그렇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이다 시장에서 칠성사이다는 약70% 중반에 달하는 점유율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단일품목으로 약 39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칠성사이다의 누적판매량은 약 196억병(340ml 병 기준)으로 한 병당 23.4cm인 제품을 모두 이을 경우 약 460만 km로 지구에서 달까지(약 38만km) 약 6번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결국 롯데칠성음료가 내세운 '淸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 출시 초기부터 지금까지 맑고 깨끗함을 지향해왔다.

제품에서도 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깨끗한 품질을 위해 물 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레몬과 라임에서 추출한 천연 향을 사용했고 인공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향미가 뛰어나면서도 합성향료와 합성색소를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칠성사이다에 길들여졌다는 의견도 있다. 68여년에 걸쳐 196억여병 이상을 소비했기 때문에 다국적브랜드 제품보다 칠성사이다가 더 익숙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소비자 인식은 타 경쟁사의 신규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광고에도 청정함을 담아내려 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맑고 깨끗한 세상은 지켜져야 합니다'는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물의 소중한 가치는 물론 수달, 개구리 등 물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생명체’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광고와 독도를 주제로 한 환경캠페인, 우리나라 대표적인 4대강을 소재로 한 ‘江江순례’ 등을 선뵀다. 

특히 지난 2011년 전파를 탄 무인도 소지도에서 촬영한 '대한민국의 맑고 깨끗함을 찾아서'라는 콘셉트 광고는 '2011년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맑고 깨끗한 이미지가 색깔이 들어있는 경쟁 음료군과 차별화를 두는데 한몫했다.

젊은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확장제품 ‘칠성스트롱 사이다’를 선보였다. 이는 최근 젊은층이 갑갑한 상황이 후련하게 풀릴 때 즐겨 쓰는 신조어인 ‘사이다’에 착안해 선보인 제품이다. 칠성사이다의 고유한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한 채 그 동안 탄산음료에서 맛보지 못했던 최대치의 탄산가스볼륨인 5.0을 넣어 입안 가득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탄산음료 시장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칠성사이다의 브랜드 이미지인 '맑고 깨끗함'을 강조하며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