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타미플루 처방 1년새 72%나 줄어
복제약에 가격경쟁력 뒤지며 '악순환' 반복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에도 불구하고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 등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독감 시즌이 끝나지 않아 2∼3월 말까지는 실적을 들여다봐야 한다면서도 특허 만료에 따른 복제약 출시, 약가 인하 등의 요인도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으리라고 해석한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이 판매하는 로슈의 '타미플루'는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집계 기준 지난해 12월 약 39억원이 처방됐다. 2016년 12월 원외처방액 140억원과 비교해 72% 줄어든 수치다.
종근당의 타미플루와 함께 독감 치료제 시장을 양분했던 한미약품의 '한미플루' 역시 2016년 12월 처방액 59억원에서 2017년 12월 28억원으로 1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종근당 관계자는 "복제약이 대거 출시된 데다 2016년 시즌에 독감 환자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2016년에는 12월에 독감 환자가 정점을 찍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12월에 시작해 1월에 늘어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 역시 "처방이 줄어들긴 했으나 독감 유행이 2∼3월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시즌이 끝날 때까지 봐야 할 것"이라며 "시즌이 끝난 뒤 최종 집계했을 때에는 매출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특허가 만료된 타미플루는 복제약만 100여개가 넘게 출시됐다.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값이 기존 대비 70% 수준으로 인하된다. 복제약은 기존 타미플루 가격 대비 59.5% 정도로 약값을 정하기 때문에 시장경쟁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이 밀릴 수밖에 없다.
제약사들이 힘들게 신약을 개발했지만 복제약이 판을 치는 가운데 약값이 크게 떨어져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의견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한정된 상황에서 복제약이 쏟아져 나온 데다 약가가 인하되면서 처방액 감소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방액은 약값이 반영돼 처방량이 유사하다면 약가 인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연구개발(R&D) 투자에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