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 아침 허기를 달랠 때 빵과 함께 먹거나 라떼류 커피에 우유 대신 넣어도 맛이 일품인 콩으로 만든 음료다. 국내 대표 두유 브랜드로는 정식품의 베지밀이 꼽힌다.
정식품에 따르면 베지밀은 지난해 기준 누적 판매량은 약 150억개 이상으로 이를 일렬로 세워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1720번 왕복할 수 있으며 지구를 36바퀴 돌고도 남는다.
베지밀의 브랜드명 의미는 식물성밀크(Vegetable Milk)라고 불리다가 베지밀(Vegemil)로 굳어졌단다.
베지밀이 국내에 첫 출시된 것은 1966년이다. 당시 콩을 갈아 만든 일반 콩국에 부족한 영양소들을 보강해 영양균형을 맞춘 국내 최초 두유 개발에 성공하면서 발명 특허까지 획득했다.
콩을 활용한 영양식품 허가를 받는 영광을 입었으며, 당시 소비자들은 건강식품 중 하나로 두유를 생각할 정도였다.
그럴만도 한게 두유는 단백질과 이소플라본이 주요 성분인데, 이들은 심장병 발생률을 낮춰주는데 효과적이다. 또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아미노산인 라이신도 풍부하게 들었다. 이처럼 영양분 가득한 두유가 출시되자 호응이 좋을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베지밀이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는 영양 특허가 아닌 '따뜻한 마음'에 있다. 베지밀은 정재원 명예회장이 환아를 위해 만든 치료식에서부터 시작됐기 때문.
정 회장이 의사로 재직하던 1930년대 당시만 해도 모유와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해 고통 받는 아이들이 많았다.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환아도 적지 않았다.
이에 정 회장은 치료법을 고민하며 44세의 나이에 영국 및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선진 의료기술을 배우며 아기치료식 개발에 나섰다.
정 회장이 주목한 것은 콩이었다. 어머니가 어릴 적 끓이던 콩국이 유아를 위한 3대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 40%, 탄수화물 35%, 지방 20%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반면 유당 성분은 전혀 없음을 알아낸 것. 정 회장은 이를 참고해 치료식 개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 치료식은 처음에는 가내 수공업 형태로 생산해 소아과에서 지급했으나 입소문을 타며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됐다. 이에 정 회장은 일일 20여만병의 생산규모를 갖춘 공장을 건립해 많은 소비자들이 만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정식품 관계자는 "베지밀은 아기 치료식으로 개발된 국내 최초의 두유로 콩 본연의 맛과 과학적인 영양 설계로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건강음료"라며 "앞으로도 연구 중심의 끊임없는 제품 연구와 개발로 정직하고 건강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 peki@shinailbo.co.kr